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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7-01 02:03
계간 '작가들' 2014년 여름호(49호) 한겨레신문 보도
 글쓴이 :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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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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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한류’ 타고 해외로 뻗어가려면

등록 : 2014.06.29 20:02수정 : 2014.06.29 20:02
 
계간 <작가들>은 ‘한국 문학의 해외 수용과 번역’ 특집에서 한국 문학의 해외 지평 확대를 위한 숙제를 짚었다. 사진 왼쪽부터 한국 문학 번역가 김응교, 안드레아스 시르머, 송병선. <작가들> 제공, 이정용 기자

계간 ‘작가들’이 짚어본 숙제
영역본 중역 방식 한계 벗어나고
단행본보다 총서 번역에 힘써야

매년 시월이면 혹시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기대하다 역시나 하고 한국 문학 번역의 일천함을 되새기는 게 한국 문학계와 독자의 처지다. 계간 <작가들>이 올해 봄호에 이어 이번 여름호에서 ‘한국 문학의 해외 수용과 번역’ 특집을 연속 기획하여 영어권(영미)과 중국, 프랑스, 일본과 스페인어권, 독어권으로 나눠 한국 문학의 번역 실태와 해외 수용 지평 확대를 위한 숙제를 짚었다.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에 이어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최근 영미에서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동시에 받은 것은 이른바 한국 본격문학의 해외 진출에서 의미 있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케이팝, 드라마 같은 대중문화 한류가 동아시아를 넘어 일부 유럽과 중남미로 번지는 상황을 발판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각 언어권에서 한국 문학을 번역 소개해온 이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목소리인 셈인데,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 문학의 해외 소개는 현재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2013년 현재 한국문학 작품은 35개 언어로 2485종이 번역 출간됐다. 영어 번역은 213종에 불과하다. 일본 작품은 한국에 연 900여종이 소개되는 반면, 한국 작품은 일본에서 20여종만이 소개된다. 독일에선 2011년 일본 작품 700여종이 출간됐으나 한국 작품은 10여종에 그쳤다.
일본에 12년간 머물며 한국 문학서를 기획·번역 출간했던 번역가 겸 시인 김응교는 “일본에서 출간되는 한국 작품 연 20여종 가운데 순수문학은 대여섯권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대부분 작은 출판사에서 나오는 것도 영향력을 키우는 데 한계로 작용한다며 독자에게 신뢰도 높은 대형 출판사를 통한 출간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그는 고은 시낭송회 성황 사례를 들며 독자 만남 행사를 적극 열어야 하고 이른바 한류 스타의 소설 낭송회 같은 행사가 독자 지평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스페인어권에 지금껏 소개된 작품은 135종이다. 이 중 장편소설은 신경숙 박완서 황석영 이문열 김훈의 작품을 비롯해 32편인데 초판 뒤 재판을 찍은 작품은 거의 없다고, 스페인어로 한국 문학을 소개해온 송병선 울산대 교수는 전했다.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려면 (고은 시인 같은) 한명의 시인에게 의존할 게 아니라, 여러 소설가도 후보로 오를 수 있는 토양이 돼야 한다”며 스페인어권 수용자의 기호와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작품 선정과 출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문학의 중심부로 진입한 라틴아메리카 소설에서 사회 비판은 주로 유머와 아이러니를 통해 이뤄진다며 한국 문학 비평가들이 중시하는 소설과 정작 라틴아메리카에서 수용될 수 있는 작품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고 짚었다.
독어권 번역 현황을 쓴 안드레아스 시르머 오스트리아 빈대학 교수는 독일에서 김수영 신경림 김지하 고은을 비롯해 시집 70권이 번역됐다고 했다. 그는 일본 무라카미 하루키에 비길 만한 주목은 아니더라도 비교적 평단의 이목을 끈 소설로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과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이문열의 <시인>,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들었다. 시르머는 번역자 부족으로 한국 문학 번역이 상당수 영역본을 중역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중국어 번역가 왕옌리는 “중국어권에 소개된 한국 문학은 그 내용과 영향력에서는 북한 문학작품과 한국 대중소설을 제외하면 걸음마 단계”라며 “(한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많은 중국인이 관심을 가진 지금이야말로 한국 정부와 단체에서 체계적인 번역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드라마 한류가 크게 일던 2000~2008년 중국에서 출판된 한국 작품은 392종이다. 외형으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그중 본격문학 작품은 30종가량에 그친다. 대부분 드라마·영화 시나리오를 소설로 쓴 것이나 <국화꽃향기> 같은 연애소설, 인터넷 로맨스물이다. 왕옌리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를 한류가 정체 속에서 안정되는 ‘후한류시대’로 부르면서, 한국 문학의 중국 진출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그간 형성된 한류의 부속물·유행상품 같은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임병권은 “한류라는 새 환경에 놓인 한국 문학의 새로운 번역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2001년부터 번역을 주도해온 한국문학번역원의 작업이 큰 기획 아래 이뤄지기보다는 단행본을 한권씩 늘려가는 방식이었다고 짚었다. 단행본 형식보다는 한국 문학의 전반을 알릴 수 있는 총서 번역이 적극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번역원이 미국의 세계문학 전문 출판사 달키 아카이브와 작가총서(25종)를 내기로 한 것을 예로 들면서, 이처럼 해당 국가의 영향력 있는 출판사가 주도하는 번역 출판이 다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