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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14 16:08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한국민예총 성명서”
 글쓴이 : 문계봉
조회 : 750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한국민예총 성명서

 

참담한 하루하루가 아닐 수 없다망국의 조짐처럼 번지는 비인간반문화의 흉포한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수백 명의 생때같은 목숨들이 자본의 파렴치와 권력의 무능함 때문에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모든 사람이 전부 착한 사마리아인이 될 수는 없겠지만 다른 건 다 차치하고라도 죽어가는 어린 생명들 앞에서 보인 무능한 권력과 어른답지 않은 어른들의 후안무치(厚顔無恥)는 바로 우리 문화의 현주소이자 침몰하는 대한민국의 자화상 같아서 무척이나 씁쓸하다.


이제 대한민국은 그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거리도학교도군대도심지어 가장 안온해야 할 가정까지도그런데 문제는 인간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조차도 앞서 고민하고 서둘러 방비하면 그 피해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는 법이다하물며 기존의 제도와 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하는 재앙들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그러나 만약 준비가 없어 환란을 맞았다면다시 말해 국가 제도와 시스템의 운용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재앙이 발생했고그 속에서 소중한 생명들이 스러져 갔다면 그것은 분명 국가적 살인이라고 밖에 달리 말할 수 없다국가란 무엇인가국민은 무엇 때문에 그들에게 권리를 위임하고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인가일언이폐지(一言以蔽之)하고 그것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따라서 국가가 그 권력의 근간인 국민을 보호하기는커녕 재앙과 죽음의 공동 정범이 되었다면 우리는 국가와 권력의 존립근거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세월 호 참사가 벌어진 지 120그 어느 하나도 명백하게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이 때절망 속의 유가족 및 남은 목숨들은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사선(死線)을 넘나들며 단식 중이다그러나 단식 중인 가족을 향한 정부 여당의 막말은 도를 넘은지 이미 오래다도대체 단지 진상을 정확하게 규명하자는 것이 어째서 두렵고 무엇이 문제인가가해자가 가해자 스스로를 올바로 조사할 수 있겠는가제 나라 국민의 상처는 뒤로한 채 정국반전의 시나리오 짜기에만 급급한 대통령과 여당에게 우리는 기대할 것이 없다이 땅을 찾은 카톨릭 교종의 진심어린 위로와 손길 한 번에도 눈물로 화답하며 비바 파파를 외치는 순박한 국민들을 저 혹독한 폭염의 거리로 내몰고 있는 이는 과연 누구인가?

 

정부 여당을 비롯한 이 땅의 뒤가 구린 정치인들은 대답하라진상 규명의 전 과정에 피해자 가족들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무엇이 문제인가사건 초기부터 드러난 관련 기관과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정치가사실을 왜곡한 언론까지도 조사대상에 포함하는 것 또한 당연한 것 아닌가무엇이 두려운가조사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조사기구가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은 어린 아이조차 납득할 수 있는 일 아닌가무엇이 문제인가관을 배제하자는 것도 아니고 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특별법 제정의 취지 아닌가무엇이 문제인가그리고 이러한 조사가 관련자들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권과 책임이 분명한 관련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기소권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과연 효율적이고도 엄중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무엇이 문제인가무능한 권력과 그 주구들은 대답하라.

 

우리들은 예술가다부정에 항의하고 상상력을 말살하는 이 땅의 모든 억압과 제도와 천박한 자본과 그에 기생하는 일련의 문화적 흐름에 저항하는, ‘살아 움직이며 실천하는’ 예술가들이다그렇다면 예술은 무엇인가예술은 제의이자 축제이고 해원(解寃)의 계기이며 상생(相生)의 매개다예술을 통해 인간은 세상의 본질을 통찰하고 통찰된 본질 속 아름다움을 구현한다인간은 예술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세상의 부조리를 읽어내며그것과의 싸움을 시도함으로써 자신의 삶은 물론 세계를 아름답게 승화시킨다예술은 세상과의 적극적인 소통 행위이며 자신의 존재의의를 확인하는 창의적인 활동이다따라서 예술가는 시대정신을 누구보다 먼저 읽어내야 하는 것이며그 정신의 구현을 위한 적극적 실천의 주체여야 한다그리고 우리 모두는 바로 ’ 예술가이다.

 

따라서 우리는 작금의 현실에 예술로써 저항한다특히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는 모든 정치 세력들에 저항하고,그들의 일천한 정치논리를 합리화 하며 그 유포를 담당하는 함량미달의 언론에 저항하고타락한 자본에 기생하는 반문화의 흐름에 저항한다이 땅의 자유와 이 땅의 진실과 이 곳 사람들의 아름다운 삶을 억압하는 다양한 행태들에 대해우리는 끝끝내 우리의 몸과 우리의 글과 우리의 노래와 우리의 그림과 우리의 춤으로 저항할 것이다아직도 광화문에서 농성 중인 유족들의 갈망을 마음에 새기고엊그제 시청 앞에서 분출된 수만의 분노와 의지를 확인하며다시 한 번 선언한다망국(亡國)의 예술가 단결하라!

 

2014년 8월 18

인천민예총 상임이사

인천작가회의 지회장 문계봉